2017년 9월 28일 목요일

물영아리의 식생환경

시와 함께하는 물영아리 쉼터 2
 
이 해설판은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지원사업의 하나로 가이드 없이 방문하신 개별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되었으며
서귀포시의 후원으로 사단법인 자원생물연구센터에서 제작하였습니다.

■물영아리오름에 사는 나무










* 산이 헐벗어 빈번하던 산사태를 줄이고, 우리의 강산을 푸르게 하기 위한 산림녹화가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던 때에 가장 인기 있는 묘목은 삼나무였습니다. 대나무처럼 쑥쑥 키가 자라는 나무()라고 해서 제주에서는 숙대낭이라고 부르지요.
* 바람 많은 제주에서 감귤농사가 잘 되게 한 일등 공신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방풍림이었으며, 어린 나무를 심었을 때 활착률이 높고 빨리 자라므로 활착률로만 따진다면 눈에 보이는 성과물로도 삼을 수 있는 나무였어요.
* 그래서일까. 이 나무가 심겨지던 당시의 조림은 거의가 삼나무 일색인데요. 아름드리로 휘어짐 없이 곧고, 하늘을 찌를 듯이 자라는 삼나무는 그러나 한때 효용가치가 거의 없다고 눈총을 받고 있는 나무가 되기도 했습니다. 빨리 자라는 만큼 나뭇결이 단단하지가 않은 까닭이지만, 최근 침엽수림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 등의 물질들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휴양림 등으로 활용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 활엽수들이 자라기 힘든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삼나무류의 침엽수는 천천히 자라서 상당한 목재 가치를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고만큼의 수간의 필요하고 나이도 최소 70년생 이상은 되어야 아주 단단한 목재로 성장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최근 들어 삼림욕, 건강한 삶 등에 관심이 많은 도시인들이 휴식공간으로 삼나무 숲이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한데, 이는 하부식생의 생육을 제한하는 삼나무의 알레로페시(타감작용)효과가 사람들의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 피톤치드와 테르펜이라는 성분은 균의 감염을 방지하고, 경쟁이 되는 식물의 생장을 저해하는 역할도 하는 물질인데, 삼나무나 편백나무, 소나무 숲 등 침엽수로 된 숲에서 나는 향기가 이에 속합니다.
* 물영아리오름의 계단을 오르실 때 숨이 차게 부지런히 올라가기만 할 것이 아니라, 삼나무가 만들어내는 피톤치드, 테르펜 등이 가슴 속까지 들이마실 수 있도록 천천히 심호흡을 하시며 걸으시면 건강관리에 아주 좋습니다.

 물영아리 생태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요.


* 물영아리의 사면과 분화구, 그리고 이 주변에는 참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 3공화국 시절 국책사업으로 권장되었던 산림녹화, 그 당시 심어진 인공림인 울창한 삼나무림과, 오름 중간의 상록활엽수지대, 오름 상부와 분화구 안으로 이어지는 자연림인 낙엽활엽수림지대, 그리고 분화구 내부에 형성된 습지 안에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물가 식물, 수서곤충 및 양서파충류 등 건강한 생태계의 모습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 이곳 물영아리오름이지요.

자연림과 인공림,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 이야기

* 삼나무 숲을 벗어나기 시작하면 상록활엽수지대가 나타납니다. 상록활엽수지대는 겨울에도 푸른 잎을 가진 활엽수가 살아가는 곳인데요, 제주는 해발 500m 정도를 기점으로 위쪽에는 낙엽활엽수림이 주를 이루는 식생이 형성됩니다.
* 물영아리오름의 해발고도는 약 508 m, 그래서 정상부위와 분화구 안쪽으로 낙엽활엽수림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요.


* 원래 이곳에서 자생하지 않는 인공조림수인 삼나무 아래에는 짙은 그늘로 인하여 다양한 식생이 서식하지 못하거니와, 살아가는데 많은 햇빛이 필요한 어린 삼나무조차 자라지 못합니다. 너무 조밀하게 심어진 탓에 양수인 삼나무는 후대를 이어갈 어린 나무들을 키워내지 못하므로 삼나무림은 언젠가는 음지에서도 살 수 있는 상록활엽수림에게 숲의 주인 자리를 내 주어야 할 것이지요.








물영아리
  
김진숙 (제주시조시인협회)

작은 풀씨 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다
맨발로 내린 햇살 잔잔히 스며들어
말없이 상처를 덮는 홑이불이 따뜻해

숨 쉬는 항아리에서 잘 발효된 효소 같은
고요를 끌어당기는 초록이 초록을 낳고
가만히 손을 얹으면 연초록 맥박이 뛴다

넉넉한 산정으로 새 한 마리 날아든다
한 번은 마른 적 없는 겸손의 끝자락에
나도 푹 발을 담그고 착하게 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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